(여한구 지음/더난출판/486쪽/15,000원)

케이스 방식의 독특한 교습법, 세계 최고의 교수진, 전설적인 스타 CEO들의 특별 강연, 그리고 엄격한 학사관리로 명성이 높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세계를 변화시킬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걸출한 리더들을 배출해내고 있고, 현재 6만5000여 명의 졸업생들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정부, 국제기구, NGO 등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근무 중 정부 장학금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MBA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하고 있는 여한구씨가 저술한 ‘하버드 MBA의 경영수업’은 저자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리더들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우선 공무원으로서 MBA 과정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저자는 기업의 경영 현실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기업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있으면서도 제 자신이 기업의 경영 현실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자책이 들었습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글로벌 경제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과 정부에서 일할 사람들에게 MBA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는 하버드에서 2년간의 MBA 과정은 새로운 세계가 통째로 열리는 가슴 벅찬 시기였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내가 국내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들의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 자신의 세계를 송두리째 파괴해야만 했습니다. 하버드 MBA 과정은 그 동안 국내에서 두꺼운 껍질에 둘러싸여 있던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세계를 변화시킬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학생들에게 리더십과 열정을 자극하여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목표가 회사를 잘 경영하고 돈 잘 버는 최고경영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비즈니스계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변화시킬 리더들을 양성하는 리더십 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도 성적보다는 리더로서의 잠재력과 목표 의식에 중점을 둡니다. HBS에 입학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터뷰와 300자 이내로 제한된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이제까지 어떻게 리더십을 키워왔으며 미래에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지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압축해서 담아내야 합니다.”

전 세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HBS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혹독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HBS가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것을 보면 마치 하나의 명품 도자기를 탄생시키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장인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HBS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학점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품질은 우리가 보증할테니 함부로 평가하려고 하지 말라’는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죠. 그와 같은 자신감의 이면에는 엄격하고도 혹독한 학사관리와 독특한 낙제시스템이 있습니다. 수많은 실제 케이스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습법과 지도 교수의 콜드 콜로 인해 공부하지 않는 학생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MBA 과정을 마치면서 첫 학기의 두려움과 경외심이 오기와 자신감을 거쳐 아쉬움과 후회로 남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2년 동안 강의실과 세미나실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가운데 나는 최신 경영이론과 노하우를 배우기보다는 그들의 인생과, 나의 인생 그리고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교육시키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꿈과 야망에 찬 젊은이들을 이처럼 글로벌 인재로 유도하지 못하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