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지음/21세기북스/573쪽/23,000원)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양극화 현상을 비롯한 계층간 갈등의 심화, 그리고 성장동력의 급속한 하락 등 많은 구조적 문제점들이 노출되며 가계와 기업 모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은 지 만 1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또 다시 과거와 같은 위기가 되풀이되는 것이 아닌지 각 부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들들 슬기롭게 극복하여 우리 모두가 꿈꾸는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IMF 협상 수석대표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17대 국회의원으로서 지난 30년 동안 우리 경제의 성공과 좌절을 경제정책의 한 복판에서 지켜보아온 정덕구 의원은 최근 저술한 ‘키움과 나눔을 넘어서’를 통해 과거 한국 경제가 걸어온 길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평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재임시 우리나라는 압축고도성장을 통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정부주도형 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던 시대적 상황에서 많은 구조적 문제들이 누적되어왔습니다. 특히 박정희 정권이후 성장과 분배는 지속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고 지금 우리는 이 이분법적 사고에 함몰되어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성장(키움)과 분배(나눔)의 이분법적 갈등과 불안전성을 뛰어넘어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고 사회안전망이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생존질서를 창출해야 합니다.”

저자는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이 위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위험요소들이 점차 커지고 있어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또 한번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현재 경제 상황은 중소기업과 가계가 부실하고 투자와 소비의 위축으로 기업들이 서서히 말라가고 있으며, 성장동력부분이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는 등 많은 위험요소들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구조적 문제들도 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 특유의 역동성과 민족적 자긍심을 상실한 채 사회전번에 무력감이 확산되고 있고, 창조적 파괴과정에서 붕괴된 구체제·구질서상의 권위체계를 대신할 새로운 국가 권위체계가 아직 형성되지 못해 법질서와 시장질서가 잘 유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일고 있는 위험요소들과 구조적 문제들을 잘 관리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결코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비록 우리나라가 이처럼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각 분야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고 있고,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갖추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고 강조하며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모두가 능력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나라, 경쟁에서의 패자도 사회안전망에 의해 보호되고 재시합이 가능하도록 보장해주는 나라, 세계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튼튼한 안보역량과 경쟁력을 갖춘 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학자로서 그리고 경제정책의 입안자요 실행자로서 우리경제를 온몸으로 체험한 저자가 깊은 통찰력으로 한국경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철저하게 분석해놓은 이 책에 대해 중국과 일본, 미국에서도 번역 출간 의사를 밝히며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세 번이나 원고를 다시 쓰는 뼈를 깎는 산고 속에서 탄생한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한국경제의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보고 급변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함으로써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