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un Sinha / John Wiley & Sons (December, 2006)

얼마 전 큰 아이가 몸에 열이 있어 약국에 가서 평소에 자주 복용하던 브루펜을 달라고 했다. 약
을 사가지고 집에 와 자세히 보니 브루펜이 아니고 브로본이었다. 갑자기 어이가 없어지며 그 회사의 CEO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의약품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유사 상품들이 범람하고 있다.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고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브랜드에 무임승차하여 소비자를 속이고 잇속을 챙기는 얄팍한 상혼은 우리들을 씁쓸하게 한다. 이러한 것도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면 이는 절대로 효과인 마케팅이라고 할 수 없으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세계적인 기업 피트니보우스의 마케팅 담당 최고책임자인 아룬 시나가 저술한 『Sweet Spot』은 운동경기에서 볼이 정중앙에 맞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스윗 스팟의 짜릿한 쾌감처럼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 경제적 여건, 리더십 등 모든 요소들이 결합되어 고객의 니드와 열망을 충족시킬 때 그러한 쾌감을 느낄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최대의 성과로 돌아온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가능케 하는 마케팅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스윗 스팟이라고 부르며 기업 성장의 핵심은 이러한 스윗 스팟을 반복해서 발견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소비자들은 분명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 과거에는 동일한 제품을 동일한 스타일로 보다 폭넓은 고객층에 밀어내는 대량 마케팅만이 왕도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세기에는 기업의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결합되어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스윗 스팟 마케팅이 요구되며 이러한 스윗 스팟 사고야말로 짐 콜리스가 말한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스윗 스팟 기업들은 다음 여섯가지 면에서 탁월하다.

첫째, 시장을 움직인다(Move the market). 스윗 스팟 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제품의 판매량이 아니다. 이들은 위대한 선수들이 한계에 도전하고 기록을 갈아치우듯이 해당 산업 자체를 재정의할 수 있을 만한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끊임없이 시장에 충격을 가한다. 그리고 전체 시장을 움직이며 자신에게 최적의 스윗 스팟을 발견한다. 영국석유(British Petroleum; BP)가 석유시장에 BP(Beyond Petroleum; 석유를 넘어서) 캠페인을 불러일으킨 사례를 생각해보라. BP는 여전히 석유회사이지만 시장을 바꿔놓고 BP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BP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의혹에 찬 눈초리에 끌려다니는 대신 판을 바꿔버렸고 자신이 열망하는 것을 새롭게 창조함으로써 ‘Brilliant Petroleum(찬란한 석유)“으로 변신했다.

둘째,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Become an alluring investment). 엔론은 포츈이 선정한 6년 연속 최고의 혁신 기업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단지 그러한 명성 때문에 그 회사에 투자했고 결과는 엄청난 비극으로 끝났다. 물론 스윗 스팟 기업이 반드시 최고의 투자대상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 회사에 투자했다가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윗 스팟 기업은 M&A 와 같은 요소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 확장과 함께 진정한 수익을 창출한다.

셋째, 기존의 혁신을 넘어서는 새로운 혁신을 한다(Outdate to innovate).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20년이면 현재 S&P 500대 기업들 중 절반은 사라지고 나머지 절반 역시 힘겹게 지탱해나가고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처럼 짧아지고 있는 기업 수명을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혁신해나가는 것뿐이다. 그러나 스윗 스팟 기업은 단순히 혁신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미 성공한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욱 개선된 버전으로 대체해나간다.

넷째, 고객을 열광시킨다(Create a boffo buzz). 마치 축구팬들이 데이비드 베컴에 매료되었듯이 애플이 처음으로 일본에 매장 문을 열었을 때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객들이 애플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이러한 열기는 뉴욕의 5번가나 런던의 레전트 스트리트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고객들은 제품에 대한 만족을 넘어 숭배의 수준에 가깝다. 스윗 스팟 회사들은 이러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정상을 유지할 수 있다.

다섯째, 경쟁을 촉발한다(Court competition). 많은 기업들이 1등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고의 회사들은 경쟁이라는 개념을 사랑한다. 타이거우즈에게 경쟁자가 없다면 아마도 그는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에 있어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시장에서 약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결코 만족하지 않고 자사의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경쟁 상황을 촉발한다.

여섯째, 열정의 리더십이 존재한다(Spark Z-leadership). 스윗 스팟 기업에는 열정을 가진 리더가 존재하고 리더의 열정은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전념된다. 페덱스의 한 직원은 폭풍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달이 불가능하게 되자 자신의 카드로 헬리콥터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이 맡은 물품을 정시에 배달했다. 페덱스는 이러한 열정과 영웅적 행위로 가득하다.

테니스 선수가 서브나 네트 플레이 백핸드 스트로크 어느 한 가지만 잘 해서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없듯이 기업 역시 이들 여섯 가지 특성 중 한 두 가지만 탁월해서는 결코 스윗 스팟 기업이 될 수 없고 모든 요소를 갖춘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들이 스윗 스팟 사고를 통해 짜릿한 전율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북코스모스 대표 최종옥 ceo@bookcosmos.com

본문 키워드

* 고객의 리듬에 맞춰 행진하는 법을 배워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사랑하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고객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생각하고 고객이 성장하는 방식으로 성장하라.

* 당신의 고객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당신에게 중요한 일은 없다. 불만을 느낀 고객들 대다수는 당신에게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리고 당신의 제품에 대한 불만의 소용돌이는 바로 그때부터 시작된다.

* 마케팅은 기업 내부에서부터 시작된다. 직원들 전원이 자사의 제품에 열정을 가지고 판매에 임하지 않으면 결코 편안히 잠들지 말라. 직원들이 열정을 갖도록 하려면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귀가 아프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것이다.

* 브랜드는 스윗 스팟 기업의 심장이자 영혼이다. 정상에 오른 브랜드는 제품 발생기이자 가치 창조기이다. 이러한 브랜드는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브랜드는 창조하고키워지는 것이며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저자소개
아룬 시나 Arun Sinha
아룬 시나는 피트니 보우스의 마케팅담당 최고경영자로 마케팅, 브랜드 경영, 홍보 및 광고, 웹 전략, 마케팅 리서치 등을 맡고 있다. 콜게이트-팔모리브, 포드 자동차, 필립 모리스, 피트니 보우스 등에서 20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시키고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로 성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