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근태 지음/올림/294쪽/12,000원)

오늘날처럼 복잡하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고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조직에 있어서 원활한 의사소통이야말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야말로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강조한다. 리더가 던지는 한마디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힘이 솟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조직 전체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리더십 전문가로서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이자 한스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는 한근태 대표는 최근 저술한 『리더의 언어』에서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리더십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조직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공학박사 출신으로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가 되었던 저자는 당시 많은 사람을 관리하고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었던 자신이 사람을 다루는데 있어서 초보운전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고 그 일을 계기로 리더십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흔히들 조용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회사가 잘 나가는 회사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는 오히려 시끄러운 회사가 성장 발전하는 회사라고 말한다.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건설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 회사는 되는 회사입니다. 반면 망해가는 회사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징후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조용하고 사람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회의는 많지만 결과가 없습니다.”

리더의 언어는 구성원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벅차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리더는 무엇보다도 말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가슴을 뛰게 하려면 우선 분명한 목적성을 가지고 그 목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장황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의도를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상투적인 표현 보다는 적절한 비유나 모순되게 말하는 법 등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깊이 각인될 수 있도록 색깔 있는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쌍방의 의사소통이므로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것 또한 중요하다. “삼성그룹의 고(故) 이병철 회장이야말로 경청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병철 회장은 회의에서 ‘말해봐라’ ‘그래서’ ‘우짤긴데’라는 세 마디만 했다고 합니다. 반면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듣는 사람을 사로잡습니다. 그래서 한 두 시간정도 그 분 말씀을 듣고 나면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청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분인 것 같았습니다. 삼성과 대우가 오늘날 이처럼 명암이 엇갈린 것이 어쩌면 두 기업의 경청 문화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고 따라서 구성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나 결과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이 중요하다.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많은 리더들이 인기인이 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질책과 같은 부정적인 피드백은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곤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행동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자신이 하는 말이 결과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기분내키는 대로 쏟아낸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는가가 중요하다”는 피터 드러커의 지적을 리더들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조직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을 만큼 리더의 언어는 소리 없이 강하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