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훈 지음/해냄/226쪽/10,000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도’하면 많은 사람들이 간디, 카스트, 그리고 가난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이제 인도는 미래 지식산업의 세계 공장이자 또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유수금융기관들이 2015년에는 세계경제성장률 1위, 2030년에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경제대국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인도가 중국과 함께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이라는 데 대해 이견을 달지 않는다.

포스코는 일찍부터 인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단일 투자로는 세계 최대금액인 120억 달러를 단계별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착실히 추진해오고 있고 한국 최초로 인도 전담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 연구센터의 연구위원인 인도전문가 김봉훈 박사가 저술한 『인디아 코드 22』는 인도가 오늘날 세계 경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요인들과 앞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인도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전략, 그리고 우리 정부의 지원 및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들을 제시하고 있다.

인도는 1991년에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이 위기가 오히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성장의 전환점이 되었다. “1991년 외환위기를 통해 인도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는 1980년대 초반까지 구소련의 경제발전 모델을 답습해 폐쇄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해 경제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1991년 외환위기로 개방을 수용하면서 경제개혁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외국기업의 직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인도 경제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개방개혁에 힘입어 인도는 지금 세계 IT산업의 중심지가 되었고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인도의 실리콘밸리라고 할 수 있는 방갈로르에 몰려들고 있다. IT산업 이외에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인도의 경제를 이끌어갈 제약산업, 금융산업, 유통업 등 인도의 주요 산업에 대해 저자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방갈로르에 소프트웨어 기술단지를 세우고 인도인 특유의 수학적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세계적인 대학을 적극 육성하는 등 국가적 인프라를 확충한 결과 IT산업을 교두보로 삼아 경제성장 엔진을 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도의 제약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바이오 신약 분야의 연구개발에 높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인도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종교적 갈등이나 재정적자와 같이 인도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장애 요인들이 결코 인도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 기업들의 인도에 대한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다행히도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전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자동차 역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으로도 인도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이미 인도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한국 기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간접 효과 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부도 인도의 위상 변화에 대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인도에 대한 정보 수집, 관련 부처의 인도 전담 공무원 확충 등의 실질적인 지원과 노력이 요망된다고 조언한다.

인도의 급성장은 분명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인 동시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부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 모두 이 거대한 흐름을 읽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