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갑 지음/삼성경제연구소/535쪽/25,000원)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을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미 무엇이 생겨났는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실로 혼돈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무질서와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질서를 발견하고 예측 가능한 법칙을 만들려는 노력은 인류 역사와 더불어 지속되어 왔다. 오늘날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간, 국가간 경계의 소멸,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거대한 세계화의 물결은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과거 인류가 그래왔던 것처럼 창의적 사고를 통해 이러한 무질서와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발견하고 발전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뒤 현재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최희갑 교수가 저술한 『불확실성을 경영하라』는 오늘날 많은 경영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불확실성과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간파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관과 질서를 창조하기 위한 도구를 제시하며 불확실성에 겁먹고 기피하기보다는 이에 과감하게 맞서 경영하라고 주문한다.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사회경제 체계와 경영환경은 한 마디로 질서와 무질서가 병존하는 제한적 불확실성을 갖고 있는 복잡적응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태동하는 질서를 간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 경영자의 몫이자 사회적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보내는 변화의 신호에 민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호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현재 서있는 곳의 지형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상상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나가야 합니다. 어제까지 있었던 봉우리가 갑자기 없어지거나 저 멀리 옮겨 갈 수도 있고 새로운 봉우리나 계곡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분명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위험은 불확실성 자체보다 그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부동산으로 과도한 자금이 몰리고, 젊은이들은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용기있게 도전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두려움으로 인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노력이 결국에는 더 큰 불확실성을 낳는다. 저자는 급격한 변화가 초래하는 불확실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불확실성은 분명 우리에게 위기이지만 그 속에는 새로운 기회와 성공의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보아왔듯이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질서와 기회를 간파한 선구자와 경영자는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인류 사회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사회와 기업은 변방으로 밀려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

저자는 오늘날 불확실성의 다양한 원천들 중 정치경제 환경 특히 정책의 불확실성 또한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이로 인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기업은 이미 다른 변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하기 힘든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 당국은 가급적 급격한 변화나 과도한 개입을 자제하고 기업이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정원을 가꾸듯이 조심스럽게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경영환경뿐만 아니라 기업 자체가 또 하나의 복잡적응계인 상황에서 획일적이고 고정된 틀에 박힌 기존의 경영전략, 조직관리, 리더십 이론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자연과학 및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으로 불확실성의 원천을 파헤치고 복잡적응계의 시각에서 기업의 제반 문제들에 대한 신선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탁월한 식견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봉우리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