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운 지음/서돌/248쪽/9,800원)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사전에 좋은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회사에서 어떤 업무가 주어졌을 때 또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상사나 동료를 설득하고 최종 의사결정자의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좋은 기획력을 갖추어야 하고 이는 곧 능력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 그리고 때로는 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사람들도 기획을 어렵게 생각하고 이로 인해 곤란을 겪기도 한다.

그 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실행해 오며 다양한 분야의 기획 노하우를 쌓아온 (주) 아이다인의 최기운 이사가 자신의 실전 경험을 토대로 저술한 『나초보, 기획과 연애하다』는 기획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은 물론 직장인들이 기획과 친해지고 궁극적으로 기획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기획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기획의 베테랑인 최이사는 기획을 연애하듯 생각하고 기획과 사랑에 빠져보자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획을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한다는 수동적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획이 힘들어지는 겁니다. 기획을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할 때처럼 어떻게 하면 누군가에게 더 큰 행복과 만족을 줄 수 있을까 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좋은 기획을 할 수 있고 그 과정 또한 훨씬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기획을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들을 위해 우리사회의 많은 기업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낯익은 상황설정과 나초보, 한기획 과장, 진저리 팀장 등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 형식을 취해 재미있게 책장을 넘기는 동안 기획과 친해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 역시 직장생활 초창기에 기획 때문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기획 관련 자료나 책들을 붙잡고 씨름을 했는데 볼 때는 그럴 듯 한데 돌아서서 실무에 적용하려고 하면 너무나 막연하고 이론적이어서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기획이 더욱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일반인들이 기획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의 기본 단계를 연애 과정에 비유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기획의 과정은 7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기획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이러한 기본 단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기획을 위해서는 첫째, 주어진 과제를 분석해야 합니다. 즉 무엇을 왜 기획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연애 과정에 비유하면 왜 연애를 해야 하는가, 즉 솔로 탈출 목표에 대해 점검하는 것). 둘째, 관련 자료를 수집해 소비자 분석 및 경쟁자 분석을 포함한 시장 환경을 분석하는 것입니다(요즘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셋째, 컨셉과 아이디어를 도출해 기본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어떻게 해야 그녀가 나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 수 있을까). 넷째, 마케팅 제휴, 프로모션 등 구체적인 세부 전략과 단계별 추진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데이트 일정을 어떻게 정할까. 어떻게 친구의 도움을 받을까). 다섯째, 일목요연한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그녀에게 어떻게 내 마음을 담아 프러포즈할까). 여섯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관련된 사람들에게 보고하는 것입니다(어떻게 해야 그녀의 부모님께 결혼 허락을 받을 수 있을까). 일곱째, 기획의 실행 및 보완 작업을 통해 기획 내용을 지속적으로 사후관리하는 것입니다.(언제나 처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여타 기획 능력 계발서들과는 달리 재미있는 소설 형식에 기획의 7단계 과정을 연애 과정에 비유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고 중간중간 재미있는 삽화를 통해 핵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어 독자들이 흥미 있게 책장을 넘기는 동안 기획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이 책 자체가 좋은 기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