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H. 샤인 지음/일빛/250쪽/13,000원)

세계적인 사회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21세기는 문화 경제의 시대라고 정의하며 일찍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화란 광범위하게는 ‘인류의 이상을 실현해 가는 정신의 활동’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보다 좁은 의미로는 ‘생활양식’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나 조직은 그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특유의 문화가 존재한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즉 기업문화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빈번히 일어나는 기업들간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서로 다른 기업문화가 충돌하고 융합되는 과정을 보게 된다. 그러나 사실 다양한 색채를 띄고 있는 기업들의 문화를 명확하게 지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기업문화 분야의 세계 최고의 권위자인 MIT대학의 에드거 샤인 교수가 저술한 『기업문화 혁신전략』은 애매한 기업문화의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고 다양한 기업들의 기업문화 혁신 사례들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 지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행해왔던 실증적 연구와 컨설팅 경험들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기업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화진단 툴과 효과적인 변화관리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문화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것이며 기업에 작용하는 문화의 힘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내려진 결정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저자는 기업문화를 다음 3단계-첫째 가시적 단계로 조직의 구조와 프로세스와 같은 인위적인 요소, 둘째 전략, 목표, 철학 등과 같은 추구하는 가치의 인식, 셋째 암묵적 가정을 통해 신념, 감정, 무의식 등을 공유하는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며 기업은 보다 깊은 단계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만 원하는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IT 인프라나 품질관리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선진 기업들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으나 일하는 방식이나 윤리의식과 같은 소프트웨어, 나아가 휴먼웨어(humanware)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여러모로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리더의 경영철학은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회사 운영 전반에 그대로 투영된다. 따라서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좋은 기업문화를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막중하다. 실제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펀(fun)경영, 종업원들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1주일 내내 주말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브라질 기업 셈코의 자율 경영, 모두 리더가 이끈 혁신의 산물이었고 이러한 기업문화를 통해 혁신과 리더십이 완성되는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