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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심리학』(배리 슈워츠 지음/웅진지식하우스/262쪽/12,000원)
『선택』(스펜서 존슨 지음/청림출판/215쪽/9,800원)
『참으로 가벼운 세상 속에서의 진리』(찰스 콜슨 지음/요단출판사/372쪽/12,000원)
『창조설계의 비밀』(리 스트로벨 지음/두란노/374쪽/12,000원)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경문사/526쪽/25,000원)

우리는 삶 속에서 수없이 많은 선택에 직면한다. 매일 점심 식사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부터 학과나 직장의 선택, 그리고 조직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전략적 결정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우리는 고민하고 갈등한다. 특히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자원이나 수단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에 직면하고, 이 선택의 문제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경제학이다. 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 선택을 통해 만족(효용)을 극대화시키려 한다"는 기본 가정을 전제로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삶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통해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선택을 통해 만족을 극대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에 따르는 심리적 부담감 또한 매우 크다. 따라서 단순히 만족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선택이 결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사회행동학 교수인 배리 슈워츠는 그의 저서 『선택의 심리학』에서 우리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매우 유용한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 최상의 것이 아닌 충분히 좋은 것에 만족하라.
모든 구매나 선택이 반드시 최고이기를 고집하는 "만족극대화자"는 무엇이 최고인지 알기 위해 모든 대안들을 확인해야만 한다. 대안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심리적 부담은 한층 더 커지고 결정을 한 후에도 온갖 후회에 사로잡힌다. 이에 비해 "만족자"는 자신의 기준에 맞는 "충분히 좋은 것"을 선택하고 거기에 만족하며, 이미 내린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 적절한 기대 수준을 유지하라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따라서 물질적 풍요와 쾌락에 탐닉하게 되면 매 번 더 강도가 높은 쾌락을 추구하게 되며 그 때마다 쾌락의 기대치가 계속 높아지고 결국 우리의 삶은 변질되고 만다. 우리는 더 높은 것을 가지기보다 우리의 기대를 통제할 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규범이나 제약 등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이 아무리 여유가 있다 해도, 좋은 포도주는 특별한 경우를 위해 아껴 두라. 아무리 좋은 포도주,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진력이 나 전혀 즐겁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선택한 것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이러한 기회비용을 크게 생각할수록 우리가 선택한 것에서 얻는 만족은 줄어든다. 우리가 한 선택의 좋은 점에 더 자주 감사하고, 나쁜 점에 덜 실망하려 애쓸 때 더 만족할 수 있다.

우리는 이처럼 일상적인 삶에 있어서 최대한 현명한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고심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보다 경험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 소위 멘토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스펜서 존슨은 최근 저술한 『선택』에서 우리의 삶은 오늘을 사는 내가 선택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즉 순간순간 우리가 내린 결정이 우리의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 책 『선택』에서는 저자 자신이 투영된 인물인 길잡이가 한 젊은이와 산길을 걸으며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선택의 원칙을 소개하고 있는 데, 스펜서 존슨은 이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에 기반을 두는 것이라고 암시한다.

"그리고 진실을 알아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허구를 찾는 것, 즉 내가 믿어서 더 편하거나 편리하기 때문에 내가 진실이라고 믿으려는 거짓을 찾는 것이다."

스펜서 존슨의 말대로 선택의 결과물들이 모여서 우리의 삶의 모습을 형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볼 때 선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성경에서 인간에 관한 이야기 역시 선택으로 시작하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선물로 주셨다. 그리고 선악과를 앞에 놓고 선택에 직면한 인간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그것을 따먹기로 선택했고 그 결과는 인류에 원죄를 초래하고 말았다. 선악과야말로 우리가 매일매일 그리고 매 순간마다 선과 악 사이에서 수많은 선택에 직면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넘쳐나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온갖 세속적인 탐욕과 거짓 그리고 유혹의 덫이 우리의 발길을 노린다. 아마도 우리들 대다수는 절제와 진실 대신 탐욕과 거짓을 선택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할 지를 미리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순간적으로 악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악의 덫에 발을 들이밀어 파멸의 길을 택하고 만다.

특히 다양성과 함께 포스트모던의 상대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해 있는 오늘날은 선과 진리의 기준마저 모호해져 우리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식의 사고와 문화와 집단 그리고 개개인에 따라 진리가 달라진다는 도덕적 상대주의가 우리를 지배하는 주류철학이 되어 절대적 진리가 실종됨으로써 때로는 악이 선으로 위장되기도 한다. "교도소선교회"를 설립하여 소외된 계층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고 있는 찰스 콜슨은 그의 저서 『참으로 가벼운 세상 속에서의 진리』에서 오늘날 우리의 삶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근본적인 이유를 절대적 진리에 대한 무관심에서 찾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해주신 자유의지를 가지고 우리는 어떠한 삶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상대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한 오늘날 우리들 대다수는 "내가 원하는 대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옳고 그름의 잣대가 자신의 소원이나 필요를 넘어선 초월적 실재에 굳게 뿌리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우리들 자신의 탐욕과 충동을 억제할 수 없고 결국 세상은 타락과 범죄의 늪에 빠지고 말 것이다.

범죄란 도덕적 무질서를 말하며 우리가 이에 대항하여 도덕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범죄에 눌려 완전히 힘을 일고 말 것이다. 도덕은 흐트러진 사회구조를 보강하며 공통의 가치체계를 통해 사회의 조화를 유지한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도덕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근본적으로 실용주의적 차원의 주장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궁극적으로 사로잡지 못한다. 가치란 반드시 진리에 기초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찰스 콜슨은 법학 교수인 아서 레프의 말을 인용하여 이를 잘 지적하고 있다. “신의 계시라는 궁극적 보증이 없는 모든 권위의 주장은 ‘누가 그래?’라는 단 한 마디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누가 그래? 그건 단지 당신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야’라고 말한다면, 국제적 정의나 공의에 대한 주장 역시 사실은 권력 게임이 되고 만다.” 절대적 진리에 기초하지 않는, 상대주의와 실용주의에 입각한 인간의 법과 도덕이란 견해의 차원에 불과한 것이고,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우주에는 어떤 객관적인 질서가 존재한다. 들고 있던 물체를 놓으면 바닥으로 떨어진다. 물질세계에 중력의 법칙과 같은 절대불변의 법칙이 있다면 정신세계에도 분명 그러한 불변의 법칙, 즉 절대적 진리가 있지 않겠는가? 절대적 진리야말로 윤리를 형성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선택과 관련하여 절대적 진리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가치관,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과 영혼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한 가지 중요한 선택은 바로 생명의 기원에 관한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의 선택일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학교 교육을 통해 진화론이야말로 진리라고 믿도록 세뇌되어 왔으며 그 결과 진화론을 진리로 선택해왔다.

한 인간의 생명은 우주 전체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고귀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존엄하고, 인간의 생명은 그토록 고귀한 것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우선 인간의 기원 더 나아가 생명의 기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오늘날 생명의 기원에 대한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다윈으로 대표되는 진화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생명이 이성적인 절대자의 설계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즉 창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그의 저서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에서 캄브리아기부터 인간으로 이어지는 생명체의 역사가 자연선택이라는 우연성이 중심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따라서 "생명의 역사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다시 되풀이했을 때 과연 인간이 나타날 수 있을까?”라는 유명한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결국 진화론자들은 생명의 역사를 만들어낸 자연의 선택에는 어떠한 의지도, 계획성도 존재하지 않는 우연의 역사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한 때 교회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한 무신론자였지만 결국 예수를 믿고 목사가 된 리 스트로벨은 그의 저서 『창조설계의 비밀』에서 생명이 우연히 발생한다는 것, 그리고 그 생명체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의 선택에 의해 크고 작은 진화를 거쳐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이 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결국 인간을 포함한 생명계는 이성적인 절대자, 즉 하나님의 지적 설계에 의해 탄생한 것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 두 권의 책은 각기 진화론과 창조론을 대변하는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진화론이나 창조론 모두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우리 앞에 놓인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가설에 불과하다. 어느 쪽을 진리로 받아들일 지는 독자들 각자가 선택할 몫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인간이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대로 아메바와 같은 원시 생물에서 시작되어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진화 과정을 거쳐 원숭이의 후손으로 탄생한 것이라면 인간은 결코 존엄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수많은 진리들 속에서 절대적 진리를 선택할 자유를 부여받았다. 2000년전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 그리스도께 던졌던 물음이 오늘날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진리란 무엇인가?" 2000년 전 빌라도 앞에 서셨던 그분은 지금도 변함 없이 확실하고 흔들리지 않는 당당함으로 이렇게 대답하신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신호등이 고장난 도로를 상상해보자. 게다가 목적지로 안내해 줄 지도도 없다. 멈춰야할지 가야할지 그리고 어느 쪽 길을 선택해야 할지 등등, 신호등과 지도가 있었다면 그야말로 불필요한 수많은 선택과 혼돈에 직면하고 만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의 유혹과 혼돈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를 이끌어줄 절대적인 진리와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 절대적 기준과 진리는 우리 앞에 놓여 있고 우리는 그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물건을 하나 사기 위해서도 우리는 소비자보고서를 살펴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정작 무엇보다도 중요한 우리들 자신의 삶의 모습, 즉 어떠한 삶을 살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영혼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신호등과 지도가 선택의 수고를 덜어주듯이 우리가 선택한 절대적 기준과 진리는 우리의 삶을 편하고, 안전하고, 만족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해 줄 것이다.

새해를 맞아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에 있어서 진정 소중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