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외 지음/에코리브르/744쪽/35,000원)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 시골 마을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원인 모를 질병과 죽음으로 고통받는다. 마을은 온통 죽음의 장막으로 덮였다. 봄이 왔는데도 생명의 소리가 사라진 마을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이렇게 시작되는 『침묵의 봄』을 통해 레이첼 카슨은 이미 40여 년 전 환경 오염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이 책은 당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켜 마침내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 선진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환경경영"은 이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LG환경연구원 원장이자 한국환경경영학회 회장인 이병욱 박사가 환경경영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황금주, 김남규 씨와 공동 저술한 『환경경영』은 환경과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급변하고 있는 세계 경영환경을 조망하고, 앞으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환경적 비전과 그 구체적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환경경영의 개념과 그 배경을 설명한다. 특히 지구 환경 문제가 산업계에 가져오는 파급효과를 살펴보고, 산업계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환경 이슈인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환경경영 전략과 함께 최근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지속가능성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문제를 다룬다. 3부에서는 환경경영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로서 친환경 제품 개발, 녹색구매, 청정생산 및 그린마케팅 등 기업 경영활동의 가치사슬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환경경영 활동과 이에 대한 이론 및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환경경영 활동의 평가와 관련하여 환경성과평가, 환경회계, 환경보고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그간의 환경경영 이론과 실천 방안들을 총정리한 환경경영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환경 악화의 주역은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량 판매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도의적으로 당연한 일이며 OECD는 이미 "오염자 부담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이처럼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각종 환경 규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기업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그리고 고객들의 환경에 대한 성숙한 의식과 각종 NGO들의 범세계적인 활동 범위를 고려할 때 친환경 경영은 그 자체로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GE와 셸과 같은 선진 기업들의 경우에서 보듯이 오늘날 기업들에게 있어서 환경경영으로 전환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자 성공과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환경경영이 ISO 14000 시리즈를 통해 처음 알려진 지도 이미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국내 기업이 전략적 차원에서 글로벌 수준의 환경경영을 실행하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레이첼 카슨이 이미 오래 전에 예견했듯이 우리는 지금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회는 바로 기업들의 손에 달려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