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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국에 온 세 남자 이야기
작성자	201205300024	조회수	1352	추천수	0	작성일	2012.06.13

세 남자가 천국에 다다랐다. 성 베드로가 그들을 맞아들이다가 그들이 심하게 다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체 무슨일이 있었기에 모두 이 지경이 되었소?＂
그러자 첫 번째 남자가 대답한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그날 저는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의심이 들어서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곧장 침실로 달려갔지요. 침대에 아내가 누워 있더군요. 벌거벗은 채로 말입니다. 저는 대낮에 내 마누라와 놀아난 그 망할 놈의 자식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아내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죠. 아내는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집 안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거실에서 발코니 쪽을 보니까 웬 사내가 발코니에 매달려 있더라고요.
저희 집은 8층에 있는데, 사내는 두 손으로 난간 기둥을 움켜쥔 채 그놓은 허공에서 대롱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놈을 떨어뜨리려고 했어요. 놈이 뭐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어쨌거나 난간에서 놈의 손을 떼어 내는 데 실패히지 저는 주방에서 망치를 가져다가 놈의 손을때렸어요. 마침내 놈이 손을 놓더군요. 저는 그자가 떨어지는 것을 보기 위해 몸을 숙였습니다. 그런데 놈은 억세게도 운이 좋더라고요. 저희 건물 1층에 있는 꽃집의 차양에 떨어졌다가 다시 튀어 오르더니 별 탈 없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저는 격분을 참지 못하고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러고는 발코니에서 놈을 겨냥하고 냉장고를 던져버렸죠. 놈은 그제야 박살이 나더군요.＂
＂아, 그랬구먼. 그런데 냉장고에 깔린 사람은 그렇다 치고 당신은 어쩌다 만신창이가 됐소?＂
＂그야 냉장고의 무게를 얕잡아 봤던 탓이죠. 냉장고를 던지다가 그 무게에 휩쓸려서 발코니 너머로 훌떡 넘겨박혔습니다. 같은 발코니에서 추락했지만 저는 운수가 사나워서 꽃집 차양에 떨어지지 않고 곧바로 바닥에 떨어져서 크레이프처럼 납작해진 겁니다.＂
＂ 잘 알았소. 그럼 당신은 어떻게 된 거요?＂
두 번째 남자가 대답했다.
＂ 저는 저희 집 발코니에 녹이 슨 것을 보고 페이트필을 다시 하려고 했습니다. 먼저 발코니 양쪽 갈고리에 널빤지를 걸쳐 놓고 올라가서 부식 방지제를 바를려고 했죠. 그런데 갑자기 갈고리 하나가 부러져 버렸고, 제가 난간에 매달릴 새도 없이 나머지 갈고리도 마저 부러졌습니다. 거기가 9층이었는데, 다행히도 저는 아래층 발코니에 매달릴 수 있었죠. 그런데 제가 다시 올라오려고 하는데 웬 남자가 오더라고요. 나를 도와주려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죠. 그랬더니 웬걸요, 잡고 있는 것을 놓으라고 제 손을 막 때리지 않겠습니까? 악착같이 매달리면서 소리를 지를 수 밖에요. 그러자 그자는 단념하고 가버리더군요. 밧줄을 가져와서 저를 도와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역시 오산이었습니다. 그자는 미치광이였어요. 망치를 가지고 와서 제 손을 때리지 뭡니까? 저는 너무 아파서 손을 놓고 말았죠.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맨 아래층의 꽃집 차양에 떨어져서 추락의 충격이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죠. 냉장고가 엄청난 속도로 저를 향해 날아오고 있더군요.＂
＂ 아 , 그랬구먼. 그럼 당신은 어쩌나 이리 된 거요?＂
세 번째 남자가 말한다.
＂ 제가 바로 그 여자의 애인이었습니다. 남편이 오는 소리를 듣고 얼른 냉장고 속에 들어가 숨었지요. 그러고 도망칠 때를 엿보고 있는데 갑자기 냉장고가 붕 날아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웃음 2]저자 베르나르베르베르 21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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