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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파스
작성자	서인석	조회수	5264	추천수	0	작성일	2008.09.09

대한민국에서 살아왔다면 반드시 한번쯤은 발라봤을 법한 물파스. 저렴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좋아 어렸을 적 벌레나 모기에게 물리면 물파스 부터 찾았던 기억이 난다. 보통 그랬다. 벌레나 모기 물린데 물파스는 상식에 가깝다. 하지만 얼마 전 29년 동안 믿어왔던 이 상식에 뒷통수 제대로 맞았다. 물파스를 사러 약국을 찾은 지난 주말의 일이다.

금요일밤 퇴근 후 늦게까지 야외음주를 했던터라 팔과 다리가 모기흔적 투성이었다. 한참동안 잊고 살았던 물파스가 생각났다. 졸린눈을 비비며 약통을 뒤졌지만 물파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약국을 향했다. 약국에 도착하자 남자 약사 한분이 신문을 읽고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물파스 하나 주세요"
"물파스는 왜 찾으세요?"
약사가 물었다.
"모기 물린데 바르려구요"
당연한 걸 왜 물어보나라는 투로 대답했다.
"ㅎㅎ 모기 물린데 물파스를 왜 발라요?"
응????? 뭔말이래. 당연히 모기 물리면 물파스지 냉방병이 뇌까지 침투하셨나? 쩝...
"그럼 모기물리면 물파스 바르지 뭘 발라요" 너무 어의없는 의사의 질문에 살짝 발끈했다.
"물파스 효능한번 보세요. 그거 벌레물린데 바르는거 아니에요"
주말부터 피곤한데 왜 헛소리냐는 표정으로 의사가 들이민 물파스 상자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엄청난 당혹감과 함께 지적 쇼크가 텍사스 소떼처럼 몰려왔다. 아무리 찾아도 효과효능에 벌레물린데는 없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렸을적 tv cf에서 본 기억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식구 모두 벌레물리면 물파스 바르고 살았다. 29년동안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그런데 물파스가 벌레물린데 효능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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