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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리상자
작성자	닥터 이스턴	조회수	3843	추천수	0	작성일	2008.12.23

사실 라디오 사연에 보낼까 했던 얘기다.
실제 내가 겪은 일이다.
유리상자가 1집을 냈을 때니까 아주 오래전 얘기다.
군대를 막 전역했을 때로 기억이 된다. 전역을 하고 고향에 내려가 대학 복학을 기다리던 나는 라디오에 빠져 살았다. (정확히 군대 전역이었는지 학교 방학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우연치 않게 유리상자 1집 타이틀 곡인 순애보를 듣게 되었고,
너무 마음에 들어 앨범을 구입하기 위해 시내로 나갔다.
내 고향은 제주도 서귀포, 즉 시골이라 레코드 점이 몇 개 없었다.
오랜 만에 고향에 오다보니 전에 유명했던 레코드 점이 없어졌다.
거기 주인이 음악에 대해서 너무 잘 아시기에 자주 도움을 받곤 했었는데 아쉬웠다.
(우리 고향에서는 거의 배철수 형님 급 정도..ㅋㅋ)
시내를 돌다가 레코드 점을 발견했는데
이 곳은 다른 곳과 달리 선물가게와 같이 하고 있었다.
한 여자 분이 가게를 보고 있었다.
"유리상자 있어요?"
난 대뜸 이렇게 물어봤다.
"아~ 예"
가계 여주인은 한참을 뒤적이시더니
"유리상자는 없고 나무상자 케이스는 있는데 이건 안될까요?"
"아~ 그게 아니라" 내가 대답했다.
그때 그분 뒤에서 한 남자 분이 나오셨다.
전 레코드 점 주인 분이었다.
뒤에서 여자 분에게 다가오시더니 온화하게 웃으시더니
나한테 유리상자 1집을 건네주셨다.
여자 분도 무안했던지 서로 바라보며 웃으셨다.
나중에 안 일이다.
전에 그 레코드 점 사장님과 선물가게 여사장님이
서로 결혼을 하셔서 선물가게 있던 자리에
레코드 점을 같이 차리셨다는 것이다.
두 분의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ㅋㅋ
서로 같이 가게를 하는 모습도 부인의 실수를 감싸주는 모습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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