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지음/21세기북스/157쪽/10,000원)

101의 사나이, 구조조정의 전도사 등 열정적인 삶의 이력만큼이나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주그룹의 김재우 부회장이 최근 ‘Think Big Act Fast’(21세기북스)를 펴냈다. 그가 지난 40년 동안의 직장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삶의 자세를 담은 이 책은 젊은 세대들이 열정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최종옥(이하 최)=‘Think Big Act Fast’는 부회장님의 좌우명인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을 영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겠습니까.

김재우 부회장 (이하 김)=인간은 주어진 능력의 5% 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10%, 15%를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능력은 두 배 또는 세 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높은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착안대국입니다. 다음으로 착수소국은 높은 실천력을 의미하는 데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토끼가 진 이유는 목표지향적이 아니라 상황지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거북이는 목표가 뚜렸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높은 실천력을 발휘해 경주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죠.

최=착안대국 착수소국의 좌우명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 바로 ‘사우디 101 프로젝트’ 신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무용담을 좀 이야기해주시죠.

김=믿어야 잡을 수 있습니다. 1973년 삼성물산 근무시절 런던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일 머니를 잡아오라며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발령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실망도 했지만 이것은 분명 나에게 또 다른 기회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가 군인들의 군복을 모두 바꾼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반드시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1년에 걸쳐 혼신을 다해 마침내 1억1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최=IMF 위기 당시 벽산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었던 석고보드 사업을 매각하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벽산이 회생할 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김=사실 40년 동안 유지해왔던 업을 버린다는 것은 오너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문전옥답이 중요한가, 생존이 중요한가 생각할 때 두말할 것 없이 생존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 율리우스 시저의 말 중에 “우리 인간은 누구나 눈앞에 시선을 빼앗기기 쉽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애정이나 애착 때문에 판단을 그르친다는 말이지요. 저는 차라리 국외자였기 때문에 사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결단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생존이 목표라고 판단하면 생존이외에는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최=부회장님께서는 직원들에게 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지혜롭게 일하는 사람을 당하기 어렵고, 지혜롭게 일하는 사람은 즐겁게 일하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만 열정을 쏟을 수 있을 텐데요. 부회장님의 열정과 사원들이 어떻게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는 지 말씀해주시지요.

김=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우선 그 일을 좋아해야 합니다. 열정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하는 일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혹시라도 호구지책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을 떠나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열정은 결코 재능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열정은 재능과 맞물려 스파크를 일으킬 때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리더들의 역할은 바로 구성원들의 재능이 열정과 맞물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죠.

최=오늘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멘토로서 좋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김=저는 ‘아침 시간은 황금을 물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 데,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정현종 시인의 시처럼 시간의 중요성을 알고 높은 목표를 세워 이를 열정적으로 실천해나가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