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지음/한스앤리/391쪽/20,000원)

서구열강에 문호를 개방하기 전까지만해도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처하던 중국은 오만과 몽상에 젖어 빠른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아편전쟁과 일본의 침략과 같은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중국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 1980년대 덩샤오핑이 추진한 개방과 개혁 그리고 실용주의 노선으로의 전환을 시작으로 지난 20년 동안 9% 이상의 연평균 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놀라운 속도로 선진국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놀라운 성장에 대해 세계는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는 시각으로 신규 시장과 투자 대상으로 간주하는 동시에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극도의 빈부 격차와 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부패, 천문학적인 규모의 금융 부실 등의 문제로 인해 머지않아 붕괴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회정책연구위원을 역임한 이양호 박사가 저술한 『China 2050 Project』는 이러한 양면성을 지닌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철저하게 해부하여 중국은 결국 개방 과정에서 발생한 이 같은 문제들을 모두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현재 중국은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 세계의 모든 자원과 자본을 빨아들이고 여기에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이 더해져 세계의 제조공장으로서 엄청난 양의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1997년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이 IMF 위기를 맞았을 때도 중국은 안정적인 발전을 계속하면서 세계경제의 한 축을 이루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205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제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자 서구는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고, 중국이 세계평화에 위협이 된다는 ‘중국 위협론’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1999년 중국의 경제성장속도가 완만하게 감소하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들며 외채가 불어나자 한편에서는 머지 않아 중국은 붕괴될 것이라는 ‘중국 붕괴론’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중국 위헙론과 중국 붕괴론을 모두 불식시키기 위해 화평굴기론(和平堀起論·평화적으로 우뚝 일어선다)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은 개방·개혁을 통한 국가의 발전과 사회적 안정이 국제사회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며 대외팽창을 추구하는 패권주의에 반대하기 때문에 결코 세계평화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후진타오가 2003년 마오쩌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말한 것처럼 중국의 화평굴기가 전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면 2050년은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해가 될 것이다.

사실 그 동안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한 중국 관련 도서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 책은 경제와 정치 개혁에 대한 학계의 생각과 지식인들의 사조에 대해 정리한 학술 연구 성격을 띄고 있어 중국 관련 학자나 정책입안자 또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짤막하고 쉬운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일반 독자들도 중국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