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림 외 지음/거름/221쪽/10,000원)

오늘날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인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많은 기업의 CEO들이 직원들을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고 그들과 어울려 넥타이를 풀고 호프집에서 맥주 잔을 기울이거나 함께 영화를 보고 락카페에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행하고 있다. 이러한 자리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동안 리더와 팔로어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일에 대한 열정을 재충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일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이 항상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구축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실로 밝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사 기자를 거쳐, 현재 일하기 좋은 일터 문화 구축을 위한 조직 진단, 변화 관리 등을 위해 자문 활동을 하고 있는 박재림과 안도현이 저술한 『일터문화』는 직원들이 열정과 자부심, 그리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일터의 문화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일터에는 내부의 신뢰, 그리고 가치 지향적이라는 두 가지 분명한 특징이 있다. 저자들은 이 핵심적인 두 요소를 토대로 일터를 네 가지 형태 - "그린 존", 그레이 존 I, 그레이 존 II, 블랙 존 - 로 구분한다. "그린 존"에 위치한 조직은 구성원들간의 신뢰도가 높고 조직의 지향점이 원대하며 가치를 추구한다. "그레이 존 I, II"는 신뢰와 가치 중 어느 한 가지가 낮은 경우로 단기적 이익만을 쫓거나 구성원들이 서로를 불신한다. 블랙 존은 신뢰와 가치가 모두 낮아 불신이 팽배하고 단기적 이익에만 치중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석수장이의 우화에서 한 석수장이는 아무런 생각 없이 "돌을 쪼개고 있다"고 대답했고, 다른 한 사람은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 모두 동일한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한 사람은 마지못해 일을 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성당을 짓는다는 원대한 가치를 지향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우리들 역시 소속된 일터에서, 그리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높은 가치를 추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모두가 협력하여 이러한 문화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지나치게 단기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신뢰와 장기적인 비전을 외면하고 만다. 특히 우리나라도 신자유주의의 물결과 함께 주주 자본주의가 점차 대세를 이룸에 따라 CEO들 또한 장기적인 성과보다는 단기 실적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의 선례를 따라 취임하자마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주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단기적 시각에서 직원들을 해고하고 교육훈련비 등을 대폭 삭감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사례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처럼 단기 실적에 급급할 경우 기업 내부에는 서로를 경계하는 불신이 팽배하고 기업의 방향성을 상실함으로써 결국 파국을 맞고 말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조직의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를 편안하게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좋은 실적이 수반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터문화는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할 것이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