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프 옌센 지음/한국능률협회/278쪽/10,000원)

우리는 지금 소위 정보사회, 지식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사회도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어떤 사회가 도래할 것인가. 아마도 이미 태동을 시작한 꿈과 감성의 사회가 아닐까 싶다.

한 가지 예로 요즈음 우리는 슈퍼마켓에서 달걀을 살 때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대규모 양계장에서 인공적으로 생산된 달걀보다는 방목한 닭이 낳은 달걀을 선호한다. 그것은 그 달걀이 특별히 맛이 더 좋거나 영양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방목한 닭이 낳은 달걀에 왠지 더 정이 가고 그 달걀에는 뭔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가 아닐까.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롤프 옌센이 저술한 ‘드림 소사이어티’는 지식·정보사회의 종언과 함께 꿈과 감성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일찍부터 예고해왔다.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꿈과 감성이 지배하는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감성에 바탕을 두고 꿈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시장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정보사회의 지지자들은 소비자가 합리적인 이성에 근거하여 쇼핑을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은 감성에 의해 쇼핑을 한다고 대답했다. 즉 소비자들은 먼저 감성으로 구매를 하고 나중에 이성으로 합리화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제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여유로운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더 이상 물질적 풍요가 우리들의 삶의 목적이 아니다. 이제 21세기의 인류는 수렵채취시대에 살았던 우리의 먼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신화와 이야기를 꿈꾸고 있다. 우리의 사고가 현실과 사실에만 한정된다면 우리는 미래를 잘못 인식하게 된다. 왜냐하면 미래는 확실성이 아닌 꿈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물리적인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꿈 속에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혁신적인 제품 뒤에는 항상 꿈이 있었다. 비행기, 소니의 워크맨, 인간의 달 착륙, 이 모든 것이 꿈과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꿈이 현실을 창조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상품들 속에서 소비자들은 감성을 토대로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앞의 달걀 사례에서 보았듯이 이제 기업들이 내놓는 제품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단순히 물리적 기능만을 제공하는 제품이 아니라 꿈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제품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커피 매장을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까지 승화시킨 스타벅스, 단순한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에 모험과 꿈, 그리고 속도의 이야기를 담아낸 할리 데이비슨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미래의 시장에서 성공하려는 기업은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원재로는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바로 꿈과 이야기다.

사실 이 책은 이미 2000년에 국내에 소개된 바 있었지만 그 때만 해도 아직은 이러한 드림 소사이어티의 도래에 대해 사람들이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5년이 지난 지금 일반인들까지도 서서히 꿈과 감성, 그리고 이야기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느끼고 있다. 미래는 이처럼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