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K. 프라할라드 외 지음/김성수 옮김/세종서적/352쪽/15,000원)

얼마 전 국내에서 한 인기 있는 드라마가 방영되던 중 넷티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개진했고 결국 그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이러한 압력과 작가의 의견이 절충되는 선에서 종결부가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상황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즉 과거에는 기업이나 제품의 생산업자가 제공하는 제품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인터넷 및 새로운 기술의 발달, 그리고 글로벌화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연예, 의료, 금융, 정치, 경제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미시간 경영대학의 C. K. 프라할라드와 벤카트 라마스와미 교수가 공동으로 저술한 『경쟁의 미래』(김성수 옮김)는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을 통찰력 있게 분석함으로써 기업들이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소비자들이 일방적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던 전통적 개념에서 이제 상품의 생산에 참여하여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들은 이제 기업들이 내놓는 제품에서 가치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통해 자신들이 얻게 되는 경험에 대해 가치를 매기고 있고 또한 이러한 가치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 역시 단순히 상품이 교환되는 장소가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이 만나 공동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역할 변화가 몰고 온 궁극적인 결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제품의 개발과 생산 프로세스의 개발을 기업들이 더 이상 소비자와의 상호작용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주력해왔던 아웃소싱, 인력 감축,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등 기존의 전략과 사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운영상의 효율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이제 우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서고 있고, 새로운 세계에서는 지금까지 명확히 구분되었던 기업과 소비자의 역할 사이에 중첩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것은 전혀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주요한 흐름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기업 및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이 이 새로운 흐름과 패러다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통찰력 깊은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책은 저자가 10년전에 저술했던 역작 ‘미래를 위한 경쟁’처럼 또 다시 최근 10년간 최고의 경영서로 꼽힐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쉽게도 며칠 늦게 출간된 탓에 KBS 가 선정한 ‘올해의 책’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대중성, 참신성, 현실 적용성, 미래지향성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할 때 필자가 금년 한 해 동안 읽은 경영서들 중 최고의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고, 모든 독자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