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경영의 법칙』(에구치 가쓰히코 지음/국일증권경제연구소) 중에서

불황에 빠졌던 시기에 마쓰시타는 이렇게 말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에야말로 연을 날리기에 가장 좋다." 경기가 나쁠 때야말로 개발과 혁신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개발과 혁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말라. 현재 상황을 제로로 놓고 생각하라."

1960년대 초, 마쓰시타의 한 사업부는 도요타자동차에 카라디오를 납품하고 있었다. 어느 날 도요타에서 가격을 즉시 5% 인하하고, 반 년 후 다시 15%를 인하하여 총 20%를 인하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무역 자유화에 직면하여 미국 등 해외의 자동차와 맞서려면 가격을 더 인하해야 하니 협조해달라는 취지였다.

사업부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익이 3%밖에 나지 않는데 가격을 20%나 인하한다면 적자를 볼 것이 뻔했다. 그러나 이때 마쓰시타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요타의 가격인하 요구는 지나치지만 일본 자동차산업의 장래를 생각하면 도요타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품은 없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카라디오를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발상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 회사도 쓰러지고 도요타도 쓰러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일본의 자동차 산업 자체가 쓰러진다."

그 결과 놀랍게도 1년 뒤에는 20%의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10%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카라디오가 탄생되었다. 개발과 혁신을 할 때에는 현재의 상황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현실을 일단 부정한 상태, 즉 제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발상으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과감한 도전을 통해서만 비로소 거대한 비약을 이룰 수 있다.

『V 경영의 법칙』(에구치 가쓰히코 지음/국일증권경제연구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