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기업을 위한 경영전략』 (짐 콜린스·윌리엄 레지어/위즈덤하우스) 중에서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 기관으로 손꼽힌다. 우리는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이 어떻게 운영되는가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짐 콜린스는 자신을 사로잡았던 스탠퍼드에서의 1년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서른 살이었고 대학에서 가르친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었다. 로버츠 학장은 그런 내게 학생들을 가르치라고 하면서, "마음대로 가르치십시오. 행운을 빕니다."라고 가볍게 말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어느 누구도 무엇을 가르치라고 하지 않았고 세세한 지침을 일러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강의 계획서조차 보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받은 것이다. 물론, 나는 상담할 만한 뛰어난 동료들이 있었고 이미 개발된 교과 자료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2년 후, 짐 콜린스의 뛰어난 교수법을 칭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짐이 로버츠 학장에게 물었다.

"학장님께서는 저에게 커다란 도박을 걸었는데, 왜 그러셨던 겁니까?"

학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스탠퍼드 대학의 기본 방침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것을 도박이 아니라 기회로 봅니다. 우리가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알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죠. 물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혁신적이고 능력이 뛰어난 분들에게는 이 방법이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위험이 전혀 없는 도박이라는 로버츠 학장의 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로버츠 학장은 중요한 요소, 즉 신뢰와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는 짐이 기꺼이 기회로 생각하고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은 것이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뛰어난 사람을 채용한 다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율권을 주라는 것이다. 직원에게 자유와 자율권을 주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 기업이 바로 계속해서 혁신적으로 유지해 나갈 기업들이다. 허먼 밀러는 디자이너들에게 굳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능률이 오르는 환경이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자율권을 주었다. 혁신적인 회사로 손꼽히는 제약 회사인 머크는 최고의 과학자들을 채용하고 기본 연구 대상을 그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등 모든 것을 일임한다.

이 같은 태도는 5명으로 구성된 농구팀부터 전체 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활동에 적용된다. 활동의 자유, 즉 실험할 수 있는 여유야말로 중앙 집중적인 동구권과 비교하여 서구 경제가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 『위대한 기업을 위한 경영전략』 (짐 콜린스·윌리엄 레지어/위즈덤하우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