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조건』(제러드 텔리스 외 지음 / 시아출판)

질레트는 1950년대 실리콘이 코팅된 탄소강 면도날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1961년말 총 면도날 시장의 70%, 그리고 양면면도날 시장의 90%를 차지했다. 그러자 질레트는 자만에 빠지고 만다.

1962년 정원용 연장 제조업체인 영국의 윌킨슨 스워드가 스테인레스강 면도날을 출시했다. 원래 윌킨슨 스워드는 자사의 주력제품인 정원용 연장의 판촉용품으로 이 스테인레스강 면도날을 개발했는데 이 슈퍼스워드에지라는 이 면도날은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윌킨슨 스워드의 시장 진입으로 질레트의 시장점유율은 1년후 50%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질레트는 이미 이 스테인레스강 기술을 알고 있었고 이 제품의 출시를 고려했었지만 다음 세 가지 이유로 출시를 하지 않았다.

첫째, 스테인리스강 면도날을 출시하자면 지금까지 구축해놓은 대규모의 탄소강 제조설비들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고 둘째, 스테인리스강 면도날은 탄소강에 비해 제조원가가 두배나 들었으며 셋째, 스테인레스강의 수명이 세 배 이상이었기 때문에 면도날 구입 빈도수가 줄어 전체적으로 수요가 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윌킨슨은 스테인리스 면도날을 판촉상품으로 활용하여 자사의 고수익 상품인 연장들을 팔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질레트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난 뒤에야 스테인리스강 면도날을 출시했고 그 후부터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그리하여 트랙 II, 센서, 마하 3 등 신제품들을 계속적으로 출시했다. 물론 신제품들은 이전 브랜드의 매출을 잠식했지만 경쟁사들보다 앞서 신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대부분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결정할 당시에는 상당한 위험이 존재하고 있었다. 기술혁신이 실패할 경우 연구 개발비는 엄청난 부담일 것이다. 질레트가 마하 3의 개발에 들어간 연구비가 무려 7억 4천만 달러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이나 비용을 두려워하여 혁신적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경쟁사가 결국 잠식하고 만다. 내 점심을 내가 먹지 않으면 결국 남이 먹고 마는 법이다. 내 제품을 내가 잠식하지 않으면 경쟁자가 잠식하고 말 것이다.

질레트는 전체적으로 시장점유율을 65%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신제품들을 출시하고 새 브랜드들이 기존 브랜드를 잠식하며 전체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시장의 개척자라서가 아니라 부단한 혁신을 통해 마켓리더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마켓리더의 조건』(제러드 텔리스 외 지음 / 시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