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힘 : 사람』 (찰스 오레일리 외 지음/김영사)

항공료가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뜻밖에도 미국에서 노조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항공사이다. 현재 전체 직원 중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비율은 84%이지만, 파업 건수는 약 15년 전에 정비사들이 단 한 차례 6일간 파업한 것 말고는 한 건도 없다. 최근 조종사 노조와 운항 노조는 각각 압도적인 표 차로 10개년 노사 합의 계약서와 12개년 노사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양 합의서 모두 임금 인상보다는 배당 수익을 늘리기로 합의하고 있다.

한 고위 임원은 "켈러허 사장은 특히 노사 관계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이 있다. 특히, 노조원들이 회사가 발전해야 자신들도 잘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만든 것을 보면 그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노조와 회사가 공동 운명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타적이고 수평적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업 문화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룬털 앤 컴퍼니(Gruntal and Company)에서 근무하는 한 교통 문제 전문가는 "켈러허 사장은 정비사들과 함께 새벽 5시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그들의 의견이나 건의 사항을 열심히 듣고 나서 다음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바로 문제점을 시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개인적인 인간 관계를 통한 노사 양측의 신뢰는 다음과 같은 일화에 잘 나타나 있다.

한번은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 한 사람이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회사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건너편 테이블에서는 켈러허 사장이 여직원들 몇 명과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그 중 한 여직원에게 열렬히 키스를 했다. 그러고는 무슨 좋은 일이 있는 듯 연신 건배를 했다. 애널리스트가 궁금해서 물어보자, 함께 식사를 하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관계자는 켈러허 사장이 승무원 노조 대표들과 새로운 노사 협약을 협상하고 있었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밖에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노사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노사 협상을 할 때, 양측의 협상 대표들이 각자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쟁점들을 파악하여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다. 이와 같이 양측이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쟁점들을 파악하고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비교적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노조 협약서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근로자들은 대개 연공서열을 기준으로 보수를 받는다. 켈러허 사장은 노사 협약에 작업에 관한 규정을 넣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직원들 이 서로의 작업을 도와주고자 하는 의욕과 능력을 갖고 있음을 잘 설명해 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직원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작업 조와 작업 시간을 신청하고 그에 따라 배정받는다. 거의 모든 부서 직원들의 연봉은 4만∼6만 달러이며 모든 직원들은 입사 기념일마다 임금이 인상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시간제 근로자를 거의 채용하지 않으며 다른 항공사들처럼 아웃소싱계약을 많이 체결하지 않는다. 이러한 방침은 노사관계의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영 원칙을 통하여 경영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더욱 확고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숨겨진 힘 : 사람』 (찰스 오레일리 외 지음/김영사)